"부자 되세요~" 2002 카드대란 사태
1998년 외환위기 여파를 극복하는 중 정부는 소비를 통한 경제부양과 원활한 세금징수를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며 경기부양을 시도하였습니다. 현금이 주거래로 사용되었던 당시에는 소득이 불투명하여 세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았고 정부는 구제금융으로 받은 돈을 상환하기 위해 세금이 제대로 걷힐 필요성이 있었기에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 한도 폐지, 신용카드 소득공제 개설,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도 등 신용카드에 대한 규제가 완화하게 됩니다.
신용카드 회사들도 이에 부응하여 빠른 속도로 신용카드를 보급하였습니다. 카드사들의 경쟁과잉이 계속되었고 심지어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도 손쉽게 발급해 주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였습니다. 당시 tv광고에도 소비를 조장하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을 인생을 멋있게 사는 삶의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1990년에 1000만 장에 불과했떤 신용카드 수가 2002년 무려 1억 장을 넘겼습니다. 신용카드 사용액도 1998년 약 64조에서 2002년 약 623조 이르는 등 10배 가까이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신용카드 장려로 일시적으로 내수시장이 진작되었고 세수도 급속하게 증가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게 됩니다. 당시 1인당 국민 소득 수준을 감안했을 때 지하경제를 축소시키고 탈세를 방지하는 효과를 충분히 거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용불량자 증가와 무너지는 카드업계
그러나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다 회복된 상태가 아니었으며 무분별하게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다 보니 카드빚에 쫒기는 청년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갚을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도 신용카드를 마구 사용하면서 점점 연체율이 늘어났고 카드 빚을 다른 카드로 막는 돌려 막기까지 하다가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러한 신용위기 가능성을 감지하고 당국은 현금대출 업무 50%축소와 길거리 모집금지, 미성년자 대상 카드발급 금지 등의 정책을 발표하지만 사태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또한 급격한 한도 축소는 연체율 상승과 신용불량자 양산으로 이어졌습니다.
2002년 급증하기 시작한 연체율은 2003년 말 14%를 넘어섰고 신용불량자 수도 급증하면서 2004년 361만 명까지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2002년 소비자는 채무에 시달리다 파산하는 일이 급증했고 채무를 회수하지 못한 카드사들은 타사에 인수되거나 파산하였습니다. 가계소비는 급격히 위축되었고 카드업계는 무더기 적자와 건전성 악화로 위기에 빠졌습니다.
당시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서로 합병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회피할 수 있었으나 외환카드의 경우 카드사 부실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탓에 자금 수혈이 필요해졌고 이는 론스타로 매각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였습니다. LG카드의 경우 신한금융지주와 매각 인수되며 현재의 법인인 신한카드가 되었습니다.
*론스타- 미국의 사모펀드
2004년 정부는 신용불량자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개인워크아웃제도(신용불량자가 경제적으로 회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 활성화와 배드뱅크(금융기간의 방만한 운영으로 발생한 부실자산이나 채권만 사들여 별도로 관리하는 구조조정 전문기관) 도입과 개인파산제도를 활성화하였습니다. 360만 신용불량자는 점점감소하여 2006년에는 약 60만 명의 신용이 회복되었습니다. 1년 이상 진행되던 대란은 점차 가라앉으면서 일단락되었습니다. 이후 정부는 개인의 신용을 총괄평가하지 못하고 은행 간 정보 공유의 부재에 있음을 견지하여 2005년 한국 개인신용(현코리아크레디트뷰로)을 설립하였습니다. 카드대란 이후 신용카드 규제강화와 함께 건전성이 높아졌으며 현금서비스 이용액도 급격이 줄어들었습니다. 개개인이 자신의 신용등급을 신경 쓰게 된 계기가 되었으며 가계들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어 한국경제가 한동안 내수 부진의 위기를 겪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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