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발단
2011년 영국의 멀린 엔터테인먼트와 강원도 간 춘천에 위치한 중도에 아시아 최대규모 레고랜드를 짓기 위해 합작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강원도에서는 부지 개발한 기업을 출자하게 되는데 이때 생겨난 기업이 바로 강원중도 개발공사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자체와 글로벌 테마파크사가 만나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천문학적인 자금을 등에 업고 토지 개발을 순탄히 진행합니다.
그러나 2014년 중도 부지에 선사시대 유물이 발견되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발견된 유물의 수만 하더라도 무려 8000여 점에 달한 데다가 고구려, 철기 시대의 유구 및 유물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던 터라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토지 개발은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당시 감정을 진행했던 문화재청에서도 개발을 해선 안 되는 지역이라고 제지하였고 이에 강원도는 레고랜드 공사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사업이 중단이 되었습니다. 사업을 쉰 탓에 강원중도개발공사(GJG)는 사업비만 탕진하고 있었고 이를 보다 못한 2대 주주 멀린 엔터테인먼트가 나서 공사를 진두지휘하게 됩니다.
이후 코로나 19사태까지 겹치며 개장이 늦어집니다. 돈이 부족했던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추가 사업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유동화전문회사인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하고 ABCP채권을 발행하게 됩니다. 그 채권에 지급보증을 섰던 게 바로 강원도였습니다. 즉, 강원도가 중도개발공사를 통해 여러 금융회사로부터 2050억 원을 빌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ABCP (Asset Backed Commercial Paper)는 유동화 전문회사(SPC)가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어음(CP)입니다.
레고랜드 사태- 강원도 디폴트 선언!
2022년 5월 레고랜드는 성항리에 오픈을 하게 되었고 시간이 흘러 채권만기일을 하루 앞둔 9월 28일,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회생신청을 하려고 한다며 충격적인 발언을 합니다. 출자기관은 갚을 돈이 없고, 이를 보증했던 강원도 역시 상환여력이 부족해 돈을 못갚겠다는 말이었습니다. 즉, 강원도가 지급불능(디폴트)을 선언해 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A1등급을 자랑하던 ABCP는 9월 말 C등급, 10월 4일 D등급으로 강등되어 단 일주일 만에 a1이었던 채권이 최종 부도처리가 된 것입니다.
강원랜드 레고랜드 발 채권시장의 자금경색
이것이 금융시장에서 말하는 강원도 레고랜드 채권부도 사태입니다. 강원도의 채권부도 사태가 준 경제적 충격은 실로 어마어마 했고 결과적으로 강원도에서 12월 15일까지 2050억 원 전액을 상환하겠다고 계획을 번복했지만 지자체가 책임지겠다고 했던 채권도 부도가 날 수 있는 심리가 시장 전역에 확산되었습니다. 정부 다음으로 높은 신용을 자랑하는 지자체에 대한 신용이 박살 나며 공사 및 우량 기업을 포함한 채권 시장 전체에 불신이 확산되었습니다. AAA급의 최상위 신용을 자랑하던 한국 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채권도 유찰됐고 인천공항공사 역시 채권 만기 구조를 짧게 설정하면서 목표물량을 겨우 채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국채와 지방채는 대한민국 정보를 보증인으로 한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채권 금리를 비교적 낮게 적용받습니다. 그러나 레고랜드 사태로 기준금리가 되는 CP금리가 치솟았고 가뜩이나 전 세계 금리인상으로 높아진 금리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엎친데 덮친 격이 되었던 것입니다.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금융시장에는 큰혼란이 왔고 채권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PF시장까지 자금경색이 확산되었습니다. 부동산 개발할 때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이때 금융기관들은 해당 부동산의 수익성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 데 이를 두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라 하는데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건설사들 역시 금융기관들이 돈을 빌려 주지 않아 자금줄이 메마르고 돈맥경화로 촉발된 기업들이 무수히 많이 발생합니다.
이때문에 정부는 급격히 얼어붙은 채권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한은과 협조해 50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하여 운영하겠다고 밝혔으며 채권을 매수하여 시장을 안정화시키고자 급하게 자금을 투입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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